Wednesday, August 5, 2009

네 참 모습 그립다

빈자리가 저기 있다
꽃보다 곱다
가슴 그립다

있음이 우리를 둘러싼다
자만심은 있음에서 나온다
찌꺼기는 있음에서 나온다

텅빈 것이 그립다
텅빈 시간이 그립다
백 마디 말보다 더 의미있던 침묵이
백 마디 글보다 더 의미있던 여백이
사모치게 그립다

빈 것이 좋다
모든 것을 쉬게하고
모든 것을 담아주는
텅빈 것이 아름답다

빈곳은 우리 고향이다
우리는 빈곳에서 와서
빈곳으로 돌아간다

진정 고마운 것은 말없이 전해주던 네 마음이었고
참으로 나를 벅차게했던 것은 잔잔한 네 미소였다

빈자리가 저기 있다
누군가를 위해 비워둔 그 자리가
가슴 그립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가난한 마음
새털처럼 가볍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네 빈 모습 그립다
네 참 모습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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