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5, 2009

내가 신에게 무릎을 꿇기까지

1973년에서 1978년까지 오랫동안 흐르지 않던 시간이 내게 있었다
그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을 나는 믿었다
어떤 변화도 내게는 없을 것을 나는 확신했다
그때의 고통이 거의 사라진 지금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그때의 절망을 생각하면
그때의 고통을 생각하면
나는 다시 기뻐하지 않으리라
나는 다시 즐거움을 찾지 않으리라

단위 시간당 내가 견뎌야 했던 고통은 죽음보다 무거웠다
그런 복합적인 고통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부조리였다
하나의 목숨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나는 마지막으로 미래의 내게 외쳤다
이 고통을 제발 좀 나눠 가져달라고
혹시나 이 기나긴 암흑이 지나고 그 후까지 내가 살아있다면
그 미래의 내가 나의 절규를 들을 것을 나는 확신했다

나는 지금 그 절규를 듣고 있다
미래의 내가 그 절규를 듣고 있다
그 가느다란 절규를 똑똑하게 듣고 있다
고통스런 그 절규를 똑똑하게 듣고 있다
그리고 기꺼이 그 고통을 나눠 가지려 한다

나는 그때의 나를 애도한다
죽음을 넘어서던 나를 애도한다
나는 다시 기뻐하지 않으리라
아직도 생생한 그 고통을 생각하며
죽음 저편으로 가던 그 가느다란 외침을 생각하며
나는 다시 기뻐하지 않으리라

불쌍한 과거의 나여
이제 눈물을 거두라
내가 대신 눈물을 흘리리라
매일 울어주리라
그때의 나여 편히 쉬라
이제 그 짐을 내게 주라
내가 지고 가리라

사면이 벽이었다
점점 밀려오던 벽이었다
어디에도 문은 없었다
나갈 곳은 없었다
안에서도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내 정신은 갈라지고 있었다
나는 자멸하고 있었다
멸망은 필연으로 보였다
어디에도 쉴 곳은 없었다
한 순간의 안식도 없었다

나의 어떠한 노력도
나의 어떠한 시도도
몇 배의 실망으로
감당할 수 없는 패배로
되돌아 왔다
모든 것이 합하여 절망을 낳았다
일말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한 줄기 빛도 나를 비켜갔다

내 앞에 펼쳐지던 어두운 바다
넘실대던 좌절의 늪
그 어둠이 영원할 것을
다시는 아침해가 떠오르지 않을 것을
나는 진심으로 믿었다

모든 시간은 나의 패배를 확인시켜 주었다
모든 공간은 내 존재를 갈라지게 했다
절망과 고통과 패배는
돌이킬 수 없는 나의 운명임을
나는 점차 확신하기 시작했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내 안에 솟구치던
혼돈과 분열을
나는 점차 인정하기 시작했다
극도의 절망은 희망과 하나다
극도의 체념은 성취와 하나다
모든 끝은 하나로 이어진다

거대한 운명을
나는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의 노력이 헛됨을
나의 수고가 헛됨을
나의 의지가 헛됨을
나의 삶이 내 것이 아님을
내 삶의 주인은 나 이외의 그 무엇임을
내 살과 뼈와 피로 느끼기 시작했다
이것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니었다
뚜렷한 실체였다

그가 높이면 높은 데서 기뻐하리
그가 낮추면 낮은 데서 기뻐하리
내 모습이 어떠하든
거기서 기뻐하리
어디에 있건
나 자신이 되리
무엇을 하건
나 자신이 되리
영원 전 그의 뜻을
오직 그의 뜻을
갈망하리

신이여
당신의 뜻은 영원합니다
당신의 계획은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당신은 영원한 승자입니다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도전하지 않습니다
오직 복종합니다

당신 앞에서 내가 애썼으나
내 영혼과 육체가 다 닳았습니다
당신에게 복종하는 길만이
나의 살길임을 고백합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격심한 통증
절대적 절망
끝없는 좌절
나는 그 절망이 끝나지 않을 것을 확신했습니다

인간의 가장 큰 형벌은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절망
아무리 멀리봐도 빛이 보이지 않을 때
절망이 절망을 낳고
갈수록 어두워질 때
그곳은 지옥이었습니다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었습니다
슬퍼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슬픔도 내게는 사치였습니다
아무 결정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없었습니다
오직 갈등과 좌절뿐이었습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공포 속에서
방향도 없이
준비도 없이
짐승처럼 아무렇게나 쫒겨다녔습니다

숨쉬기도 힘들었습니다
나는 내 속에 갇혔습니다
나는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사슬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뼈가 휘었습니다
내 눈은 초점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운명을
당신의 절대주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성도 통찰도
참회도 결단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항복했습니다
당신의 주권을 인정하는데
어떤 이유도 없었습니다

당신을 벗어나는 것은
극도의 공포입니다
당신은 너무나 강하고
절대적입니다
누가 당신과 싸우리요
오직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끝없는 좌절이 있을 뿐입니다

잡을 수도 포기할 수도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영원한 분열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한 점 의심없이 믿게 될 것입니다

영원한 혼란
영원한 갈등
영원한 미정
영원한 공포

나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모든 판단을 버렸습니다
모든 지식을 버렸습니다
모든 의지를 버렸습니다
모든 겸손을 버렸습니다
모든 도덕을 버렸습니다
모든 노력을 버렸습니다

당신이 주신 나의 모습
나의 가장 작은 부분
가장 낮은 부분
가장 보잘 것 없는 부분
가장 수치스러운 부분
모든 노력과 지식 이전의
내 처음 모습
태초의 모습
당신이 지으신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거기서
당신 안에서
거역할 수 없는 희망
환희를 보았습니다
당신의 뜻을 보았습니다
달려갈 길을 보았습니다

영원한 소망
넘치는 기쁨
당신의 형상
나의 참 모습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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